안녕하세요😄
오늘은 짧지만 깊은 공감으로 마음을 울리는 단편 영화 한 편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 제목은 '디 애프터'로 순식간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가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였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영화 리뷰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 소개
감독: 미산 해리먼
출연: 데이빗 오예로워, 제시카 플러머, 아멜리 도쿠보
개봉일: 2023. 10. 25
러닝타임: 18분
상영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끔찍한 범죄로 가족을 잃고 방황을 하던 한 남자는 공유 차량을 운전하면서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한 승객을 만나 그동안 감춰왔던 자신의 슬픔을 깨닫는다.
영화 '디 애프터'는 2024년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영화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줄거리 소개 및 리뷰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그가 딸과 함께 따사로운 햇빛을 맞으며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딸의 첫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 바쁜 일정도 미뤄두고 아내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흉기 난동 사고를 일으키고 다니던 범인이 아내와 딸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그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결국 딸은 흉기에 찔려 난간 밖으로 던져지고, 아내 또한 이성을 잃고 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집니다.
눈 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고 순식간에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하고 있었지만 그는 일을 다시 시작합니다. 공유 차량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던 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애써 슬픔을 삼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가족을 태우게 되는데, 이상하리만큼 아이의 표정이 어둡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양쪽에 두 부모는 그런 아이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서로 자기 얘기만 하기 바쁘고 아이는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던 그는 문득 일이 바빠 가족에 소홀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 듯 울컥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목적지로 도착하고 나서도 다툼을 이어가던 부부,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차에서 차마 내리지 못하고 있던 아이를 바라보며 남자는 후회와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가족의 부재가 그의 마음 속에 채울 수 없는 큰 구멍을 내버린 것입니다.
한 아이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에서
그저 한 사람으로 돌아간 남자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기적이었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 진정한 사랑을 알게된다.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존재
영화 첫 시작은 매우 아름답고 훈훈하게 진행된다. 사랑스러운 부녀의 모습이 나오는데, 중간중간 바쁜 일을 처리하느라 아이와의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다요'를 보면서 일상에서 가족과 짧지만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됐다. 큰 주제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딸의 첫 공연 이야기, 딸이 학교에서 배운 춤 이야기, 아내와 나누는 안부 인사 등 평범한 대화가 그들에게 마지막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가 흔히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하고는 하는데, 이 말이 어떻게 보면 가족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반드시 무언가 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곁에 있을 때 귀함을 알고 존재의 감사함을 느끼는 것 만으로도 가족에게는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남겨진 이들의 생활
이제 더이상 자신을 가까이 불러줄 이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홀로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 물론 가족의 부재가 인맥의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주변 지인들의 어떠한 위로와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 암울하게 들리는 상황에서 계속 그 사건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요는 이제 그저 한 사람으로 남겨지게 된 것이다. 자신이 사랑할 사람들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남겨진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공유 차량을 운전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지만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외로움은 커지고 아픔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뿐이다.
자신과 비슷한 형태의 가족을 마주했을 때 다요는 애써 잊고 있던 아픔을 마주하게 된다. 자식은 외면하고 싸움에만 몰두하는 부부, 그리고 조용히 남겨진 아이...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시선이 향한 다요는 그 속에서 딸을 투영하게 된다. 마지막에 그 딸이 다요를 뒤에서 안아주는데 그 순간 다요는 결국 무너지게 된다. 씻어도 지워지지 않고 지우려고 잊어도 사라지지 않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 나오는 이 장면은 지금 나의 가족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디 애프터'는 할리우드 크리에이티브 얼라이언스는 Astra Awards 라는 상을 신설했는데, 영화 '디 애프터'가 2024년 쇼트필름상을 수상했다. 또 2024년 AAFCA 베스트 쇼트필름상을 수상했고, 흑인인권단체상 이미지 부문에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https://youtu.be/6u0DGIh3wLA?si=CLK2NwiiIbIR-2ZZ
엔딩 크레딧에는 Birdy and Rhodes의 'Let It All Go'라는 곡이 흘러 나온다. 가사의 내용과 곡의 분위기가 영화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We need to break so hard
왜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헤어져야 하는지
I don't know why we break so hard
왜 이렇게 아프게 헤어져야 하는지
But if we're strong enough to let it in
그렇지만 우리가 사실을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강하다면
We're strong enough to let it go
그만큼 서로를 보내줄 수 있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