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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마보로시

by 나연 킴 2025. 3. 8.

안녕하세요!

오늘은 감명깊은 일본 애니메이션 한 편을 가져왔습니다😄

2023년 개봉한 영화 '마보로시'입니다. MAPPA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사와 음악 부분을 제외하면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제작진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장르: 재난, SF, 미스터리, 로맨스, 액션, 판타지
*원작/감독/각본: 오카다 마리
*부감독: 히라마츠 타다시
*연출: 마츠다 키요시, 야부타 슈헤이, 시시도 준(보좌)
*제작: Maboroshi Project
*캐릭터 디자인, 총 작화감독: 이시이 유리코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재팬
*개봉일: 2024년 1월 15일(한국)
*상영 시간: 1시간 51분
*국내 스트리밍: 넷플릭스
*심의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본 작품의 원제를 직역하면 '앨리스와 텔레스의 환상공장'이지만 한국 공개 판권을 취득한 넷플릭스에서는 영제를 그대로 음차한 '마보로시'로 서비스했다.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로 감독으로 데뷔한 오카다 마리의 2번째 작품이다.

 

시놉시스

갑작스러운 제철소 폭발 사고로 모든 출구를 잃고 시간마저 멈춰버린 마을에서 사는 중학교 2학년 마사무네.

언젠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게끔 주민들은 변화를 금지당한 채로 울적한 나날을 보내던 사이, 마사무네는 신비한 분위기의

동급생 무츠미에게 이끌려 제철소 제5용광로에 발을 들인다. 그곳에 있던 건 말을 못하는 야생의 늑대와 같은 분위기의 소녀였다.

2명의 소녀와 마사무네의 만남이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일상에 질린 소년 소녀들의 멈추지 못하는 '사랑하는 충동'이 세상을 부수기 시작한다.

 

주요 등장인물

*사가미 무츠미: 14세, 신비한 분위기를 지닌 소녀

*키쿠이리 마사무네: 14세, 처음 무츠미를 보고 경계심을 가지지만 점차 그녀를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이츠미: 제철소 제5용광로에서 발견된 소녀

*사사쿠라 다이스케

*닛타 아츠시

*센바 야스나리

 

내용 정리(스포주의)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작은 마을 미후세, 그 안에 존재하는 제철소는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날도 저녁에 마사무네 집에서 친구들이 모여 공부를 하던 중 밖에서 심상치 않은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잠시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동네는 다시 사고가 일어나기 전 상황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마사무네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이전과 다른 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밖은 자욱한 연기가 늑대로 변해 하늘의 균열을 메꾸고 있었다.

 

멈춰버린 시간

그렇게 미후세의 시간은 멈췄고 마을 사람들은 그 안에 갇히게 됐다. 이곳은 시간도 흐르지 않고 계절도 변하지 않는다. 사고 발생 당시 14세였던 마사무네의 나이도 그대로 멈췄다. 사람들은 바깥 현실 세계와 마을 사이의 괴리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늘 변함없이 자기 확인표를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의 균열은 점점 잦아지기만 했다. 한편 마사무네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같은 반 사가미 무츠미가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우연한 기회에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다 사가미 무츠미는 그를 제철소 제5용광로에 데려가고 그 안에는 마치 늑대인간처럼 길러진 한 소녀가 갇혀있었다.

 

제철소에 갇힌 늑대소녀

그 소녀는 어딘가 남다른 점이 있었는데, 몸은 자랐지만 정신은 어린아이에 멈춰있는 듯했다. 마사무네는 무츠미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소녀를 함께 돌보게 된다. 알고보니 사가미 무츠미의 아버지는 제철소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이러한 현상은 모두 신의 뜻이고, 여태 칸자리산에서 채취한 철의 은혜로 살아오면서 살아온 주민들에게 신이 벌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을 선동하기 시작하고 제철소는 더이상 예전의 역할이 아닌 신의 기계로 전락해버린다.

 

 

절제된 삶

사람들은 결국 바깥 현실 세계로 나가고 싶은 마음, 욕망도 자제하면서 꾸준히 그 상태로 머물러 있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점차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마사무네와 친구들의 꿈이 커지기 시작한다. 두 소녀와 유대감을 쌓아가던 마사무네는 이츠미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알고보니 그 소녀는 바깥 세계에서 넘어온 소녀였던 것이다. 하지만 무츠미의 아버지는 그녀가 '신의 여자'가 될 운명이라며 신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소녀를 이용한다. 

 

점차 하늘의 균열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세계를 둘러싼 장벽이 무너지고, 늘 겨울이던 안쪽과 달리 찬란한 여름이 비춰지는 현실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장벽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자신의 몸이 투명해진다는 것을 알게된 마사무네와 무츠미,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제철소 폭발 후 자신들은 모두 환상에 불과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된다. 진짜 현실을 따로 있었고 그곳의 시간은 그대로 지나가고 있던 것이었다. 

 

현실에서의 나

마사무네는 균열 틈으로 어른이 되어 무츠미와 결혼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알고보니 이츠미가 미래에서 자신들이 잃어버린 자식이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마사무네는 이후로 무츠미에 대한 마음이 커지기 시작하지만 무츠미는 미래는 현실이고 지금의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라며 애써 거절한다. 한편 바깥 세상이 축제로 한창일 때 무츠미의 아버지 사가미 마모루는 이츠미를 신과 결혼시키려는 수작을 벌인다. 마사무네는 모두를 이 환상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이츠미를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려고 고군분투한다. 이츠미는 과거의 기억을 잃고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했지만 결국 아픈 마음을 끌어안고 기차를 타고 떠나간다. 

 

리뷰

 

 

이 작품은 다소 독특한 배경설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기본적인 세계관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의 진정한 메시지를 알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리뷰 글을 찾아보다가 이 작품을 보기 전 이해해야 할 사전지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가능태, 현실태

 

형이상학에서는 존재, 실체, 인식과 같은 개념을 다루는데 이 중 뒤나미스, 엔텔레케이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잠재태(뒤나미스): 무언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상태

완전현실태(엔텔레케이아): 가능성이 실현된 상태, 완성된 존재 

즉, 변화는 잠재태에서부터 현실태로 옮겨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ex) 목재: 잠재태, 목재로 지은 집: 완전현실태

 

여기서 잠재태는 '키네시스적 인생', 현실태는 '에네르게이아적 인생'과 연결됩니다. '키네시스적 인생'은 가능성 있는 잠재태가 목적을 실현한 현실태로 나아가가는 과정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삶을 뜻합니다.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은 목적보다는 실현되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존재하는 것자체로 완전한 가치가 있는 삶으로, 무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살아가는 순간이 의미있는 삶을 뜻합니다.

 

즉 바깥 세계는 '가능성'을 가진 상태로 키네시스적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 세계이고, 안쪽 마사무네와 무츠미의 세계는 이미 완성된 존재로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상 세계였던 것입니다. 즉 무언가가 되기 위한 목표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살아가고 그 존재 가치를 중요시합다.

 

멈춰버린 시간과 변화를 꿈꾸는 자아의 충돌

 

영화 속의 시간은 멈춰버렸고, 사람들은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계절의 변화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그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이도 먹지 않고 절제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꿈을 짓누를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안에서 마음 속 큰 변동을 느낀 사람들은 몸에 균열이 일어나고 늑대로 변한 연기에 휩쓸려 사라집니다. 어쩌면 사람이라면 당연히 꿈꾸는 모든 것이 갇힌 환상 속에서는 가지지 말아야 할 탐욕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환상 속에서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지금 현실에 존재하는 '나'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14살 한창 피어나야 할 나이를 가진 소년소녀들에게는 그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꿈꿀 수 있고,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 하나씩 해나갈 수 있는 것은 지금의 내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뜻이자 현실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멈춰있으면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현실에 만족하며 편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꿈꾸는 미래는 얻지 못합니다. 문득 시간의 흐름과 그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의 존재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저 터널 끝에는 오봉뿐만 아니라 여러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재밌고, 괴롭고, 슬프고 
강하고 격렬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일들

친구도 생길거야
가끔은 좌절할지도 몰라
그래도 우울한 나날들을 지내고 나면
또 새로운 꿈을 찾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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