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스 👽
안녕하세요😄
혹시 이런 상상해보신 적 있으세요? 우주선이 우리 집에 불시착해서 외계인과 함께 친구가 되는 상상...?
저는 이게 만약 현실이 됐다면 친구가 될 지 아니면 당장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해 신고를 할 지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에서는 외계인과 마음을 나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영화의 제목은 '줄스'입니다.
러닝타임이 긴 영화는 아니라서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계인을 집으로 불러들여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노인들의 모습도 담겨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영화 줄거리 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감독: 마크 터틀타웁
출연: 제인 커틴, 조 윈터스, 벤 킹슬리, 해리엇 샌섬 해리스 등
공개: 넷플릭스 2025년 4월 공개
장르: 드라마, SF, 코미디
러닝타임: 87분
작은 마을에 틀에 박힌 하루하루를 보내는 외로운 노인.
그러던 어느날 집 마당에 불시착한 외계인과 친구가 되면서 인생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다.
줄거리(스포주의)
사람이 많이 살지 않은 작은 마을에 밀턴이라는 노인이 살고 있습니다. 그의 하루 일과는 단순합니다. 아침에는 뒷마당의 정원을 가꾸고 집안일을 합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분턴 시의회 회의에 참석해 시민으로서 마을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혼자 저녁을 먹고 일찍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것이 그의 하루 패턴입니다.
그는 아내를 일찍 떠나보내고 자식 둘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딸은 의사인데 종종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아들은 직장때문에 멀리 떠나있고 연락은 거의 하지 않고 지냅니다. 남아있는 가족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그는 집에서 혼자 외로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뒷마당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우주선이 그의 뒷마당에 불시착한 것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어 모른 척하다가 우연히 그 안에 있던 외계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뒷마당에 우주선이 불시착했고, 외계인과 함께 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딸은 혼자 사는 아버지가 혹시나 치매가 걸리신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 그를 병원에 데려가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의 이웃인 샌디가 그의 집을 찾아왔다가 외계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는 위험한 것이 아니냐며 외계인을 경계하지만 점차 소중히 여기기 시작합니다.
또 '줄스'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호의를 베풉니다. 한편 정부에서는 위성 파편을 수색하고 있다며 펜실베니아 오하이오주의 경계에 추락한 장치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포상금을 주겠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고 밀턴을 수상히 여기던 조이스라는 여성은 그의 집을 염탐하다가 결국 줄리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이후 줄스의 존재는 세 사람만의 비밀로 남게 됩니다.
그러다 '청년과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샌디가 집으로 27세 청년을 들이게 되는데, 청년은 불순한 의도로 그녀의 집 보석을 훔치려고 하고 그녀는 그와 몸싸움을 하면서 생명에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줄스는 초능력을 발휘해 그녀를 구하게 되고 줄리에게 은혜를 입은 샌디는 평소 우주선을 수리하고, 수상한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줄스의 모습을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어느날 죽은 고양이 사체를 들고 온 줄스를 보고, 그들은 그림 속 고양이들이 줄스가 행성으로 돌아갈 때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길거리의 고양이 사체들 여섯 마리를 잡게 되고, 거기에 이제는 거동이 불편해진 조이스네 고양이까지 합쳐 일곱 마리를 충족시키게 됩니다. 그들의 예상은 적중했고 이제 줄스가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편 우주선과 줄스를 잡기 위해 요원들이 밀턴의 집으로 출동하고 밀턴, 샌디 그리고 조이스를 자신의 우주선에 초대한 줄스는 그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성으로 데려가기 전 지구 다른 편에 그들을 내려준 줄스는 끝까지 진실된 눈빛과 함께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관전 포인트
1. 고립된 노인들
영화 속에는 3명의 노인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족과의 소통이 부족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줄스를 집 안으로 드려 그와 친구가 되는 '밀턴'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일찍 아내를 떠나보내고 딸과 아들이 있습니다. 그의 딸은 종종 집에 들러 그를 도우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밀턴과 소통을 끊고 지내면서 거의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밀턴이 줄스에게 자신의 가정사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신은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했고 그래서 아들과 사이도 멀어졌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이후 오랜만에 아들에게 전화를 거는데 전화기에는 "지금은 통화가 불가합니다"라는 말만 나올 뿐 아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그가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전화기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는 "음성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통화가 불가합니다"입니다. 가족은 있지만 정서적으로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샌디라는 여성은 딸이 하나있습니다. 그녀의 딸은 동성애자로 살고 있는데, 그녀 또한 딸을 못본지 오래됐습니다. 상대 부모를 설득하느라 자신은 소홀히 대하는 딸에 대해서 샌디는 줄스에게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또 다른 노인 조이스는 자신이 한 때 가수의 꿈을 꿨고 잘나가는 사람이었는데 나이를 먹고 이렇게 됐다며 슬퍼합니다. 영화에서는 나이가 들어 혼자 지내는 노인들의 틀에 박힌 삶을 중간중간 그려내며 고립된 노인의 외로움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밀턴이 치매 테스트를 받고 나와서 줄스에게 내 딸이 나를 요양병원에 보내려고 한다며 울먹이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샌디는 "노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연히 말하지만 속으로는 어느새 멀어진 가족의 품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느껴져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2. '외계인' 캐릭터
영화의 장르가 SF인 만큼 외계인 '줄스'가 영화에서 큰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캐릭터를 외계인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일단 줄스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줄스는 외계인이기에 지구에서는 인간과 소통이 불가합니다. 그리고 말을 하지도 못합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눈빛과 어색하지만 인간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는 작은 행동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줄스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노인들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눈빛만으로 소통을 하는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생각해보면 줄스는 말은 하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영화에서 줄스와 대화를 하던 조이스는 "다 아는 것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외계인이기 때문에 교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은 줄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과거의 자신을 되짚어보면서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의 모습은 보통 다소 기이하거나 인간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외계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행성에서 온 특이한 존재'라는 설정보다는 '외로움을 알아주는 친구' 설정으로 등장해 활약을 이어갑니다. 우주, 미지의 행성과 같은 소재 또한 부각되지 않고 마치 고립된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온 매개체로 나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직접적인 소통은 불가하지만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다시 한번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줄스의 모습을 통해 고립된 채 외롭게 혼자 남은 사람에게 필요했던 건 따뜻한 눈빛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리뷰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다른 게 아니라
진실된 눈과 묵묵히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세 인물에게 필요했던 건 결국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눈빛과 진심이 느껴지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전화 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부모라는 이유로 형식적인 걱정보다는 짧지만 '진실된 대화'하나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힘들다는 이유로 소홀히 대한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보면 그들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절대 끊기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줄스는 세 인물에게 말 한마디 없이 감동과 위로를 줍니다. 여기서 크고 깊은 눈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그 어떤 소통의 방식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족에서 나아가 소중한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함께 웃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면서도 기적인 것인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별점: ⭐⭐⭐